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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The Man with Three Coffins

이장호 | Korea | 1987 | 104’ | color

Synopsis

계해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순석은 3년 전에 죽은 아내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기 위해 동해의 ‘물치’를 찾는다. 그는 아내의 뼈를 아내의 고향인 북녘땅에 묻어주고 싶지만 갈 수가 없다. 해안가에 유골을 뿌리려던 그는 해안경비원에게도 쫓겨난다. 그는 우연히 여관에서 병으로 누운 노인과 그를 시중드는 간호사를 만난다. 이북이 고향인 노인은 가능한 한 북쪽 가까이에서 죽고 싶지만, 그의 아들은 그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순석은 여관 주인에게 이들을 도와줄 수 없겠냐는 부탁을 받지만 거절한다. 그날 밤, 우연히 여관에 묵은 등산객과 어울리게 되어 작부를 소개받지만, 그녀는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죽는다. 또 다른 여관에서 묵으며 알게 된 작부 역시 죽고 만다. 노인의 아들은 부하 직원을 보내 노인을 데려가고, 남겨진 간호사와 순석은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며 맺어진다. 간호사는 자신이 관을 세 개 짊어진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무당의 점을 이야기하고, 순석은 그것이 자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둘은 서울에 올라가 결혼하기로 하고 순석이 먼저 올라가 준비를 하고 있기로 한다. 둘이 부둣가에서 헤어지는 순간 굿판이 벌어지고, 간호사는 신의 부름을 받는 듯 가슴을 움켜쥐고, 순석에게 거대한 손이 환영처럼 떠오른다.

Comment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제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제하 작가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속 순석(김명곤)은 3년 전 죽은 아내의 유골함을 품고 휴전선이 있는 곳으로 길을 떠난다.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순석에게 주인은 병으로 누워 있는 노인과 그의 시중을 드는 간호사(이보희)를 소개하며 월산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는데 순석은 거절한다. 여관에 머물면서 죽은 아내와 닮은 매춘부와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그 여인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자신과 함께한 여인들이 연달아 사망하자 순석은 간호사를 찾아간다. 간호사는 점쟁이 말에 따라 그를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고자 했지만 역시나 그와도 운명적으로 이별을 맞게 된다. 이보희는 간호사 미세스 최를 포함해 순석이 만나는 세 명의 여자로 1인 3역을 맡았다. 김명곤, 이보희와 이장호 감독은 <바보선언>(1984)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영화로 호흡을 맞췄다.

환상적 리얼리즘 작가로 불리는 이제하의 소설을 이장호 감독이 직접 각색한 이 영화는 실험적인 형식이 강하다. 인과법칙에 어긋난 서사의 진행은 물론 행위에 대한 동기와 설명이 희박하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우는 숏의 배열, 극적 흐름과 맥락을 단절시키는 몽타주 시퀀스, 여기에 샤머니즘적인 주제까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 1980년대 지배적인 한국영화들과는 결이 다른 낯선 작품이다.

한 남자를 중심으로 로드무비의 형태를 띤 영화는 주인공 순석의 무의식을 통해 실향민의 아픔과 운명의 굴레에 갇힌 인간의 보편적 비애를 동시에 담고 있다. 갈색 모노크롬 빛 영상 속에 차갑게 얼어붙은 강원도의 풍광은 몽환적이며 신비롭게 느껴진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하나의 얼굴로 중첩되고 인물들의 서사는 좀처럼 인과관계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장호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꼽히며 1980년대를 대표하는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경미)

Schedule

10월 28일(토) 20:00|충무아트센터 중극장

Director

이장호

Filmography

1995 <천재선언>
1992 <명자 아끼꼬 쏘냐>
1989 <미스코뿔소 미스터코란도>
1987 <와이의 체험>
1987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1986 <이장호의 외인구단>
1985 <어우동>
1984 <무릎과 무릎사이>
1983 <과부춤>
1983 <바보선언>
1983 <일송정 푸른솔은>
1981 <낮은데로 임하소서>
1981 <어둠의 자식들, 제1부 카수영애>
1981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
1980 <바람불어 좋은 날>
1976 <그래 그래 오늘은 안녕>
1975 <너 또한 별이 되어>
1974 <별들의 고향>
1974 <어제 내린 비>

CREDIT

감독 이장호
출연 이보희 , 김명곤 , 고설봉 , 추석양 , 유순
촬영 박승배
조명 김강일
편집 현동춘
음악 이종구
미술 신철, 왕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