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 충무로 초이스

한산: 용의 출현 Hansan: Rising Dragon

김한민 | Korea | 2022 | 129’ | color

Synopsis

나라의 운명을 바꿀 압도적 승리의 전투가 시작된다! 1592년 4월, 조선은 임진왜란 발발 후 단 15일 만에 왜군에 한양을 빼앗기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조선을 단숨에 점령한 왜군은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대규모 병역을 부산포로 집결시킨다. 한편, 이순신 장군은 연이은 전쟁의 패배와 선조마저 의주로 파천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조선을 구하기 위해 전술을 고민하며 출전을 준비한다. 하지만 앞선 전투에서 손상을 입은 거북선의 출정이 어려워지고, 거북선의 도면마저 왜군의 첩보에 의해 도난당하게 되는데…왜군은 연승에 힘입어 그 우세로 한산도 앞바다로 향하고, 이순신 장군은 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투를 위해 필사의 전략을 준비한다. 1592년 여름, 음력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한 조선의 운명을 건 지상 최고의 해전이 펼쳐진다.

Comment

<한산: 용의 출현>은 1597년의 명량대첩보다 이른 1592년에 발생한 한산해전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영화사상 최대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는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명량>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순신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한산>은 <명랑>의 만듦새에서 한 걸음 나아가서 뜨겁게 명장을 우러러보기보다 이성적으로 인물과 전쟁을 판단하게 한다. 이순신 장군은 최민식에서 더 젊은 박해일로 바뀌었고, 카리스마 이순신에서 온화한 이순신으로 변모했다.

영화는 냉철하고 치밀한 전략가인 왜군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지혜롭고 온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순신을 병치하며, 불의의 왜군은 붉은색, 의의 이순신은 푸른색으로 표현함으로써 한산대첩이 의와 불의의 싸움임을 나타낸다. 김향기가 연기하는 정보름이 <명량>의 벙어리 여인 정씨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하는 깨알같은 재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같은 캐릭터에 다른 배우를 기용하면서 배우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감독의 재치가 빛난다.

발전된 CG 기술을 매끄럽게 활용하여 더 화려해진 전투신과 거북선의 압도적인 위용,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모습과 일본군 내부의 다양한 입장차 등 시청각적 볼거리 위에 역사 공부가 더해진다. 역사적 사실을 극으로 꼼꼼하게 재현하기 위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고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거북선 출격과 학익진 전투씬, 전투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활용되는 자막 사용 등 임진왜란이라는 방대한 역사의 진행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한번 본 것으로는 부족하다.

감독판인 <한산 리덕스>도 추가로 감상하면 <한산: 용의 출현>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산 리덕스>에는 배우 문숙이 연기하는 어머니와 이순신 장군이 대화하는 장면, 그리고 김한민 감독이 직접 연기하는 권율 장군 장면이 더해면서 이야기가 더 풍부해지고, 왜군 진영의 연합 계기가 되는 시퀀스, 의병들의 이야기 등이 더해진다. 쿠키 영상에서는 <노량: 죽음의 바다>를 예고한다. 일본어이지만 익숙한 목소리의 일본군 장수가 뒤를 돌면 백윤식 배우의 얼굴이 드러나고, 이는 2023년 연말에 개봉할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높인다. 곧 이순신 삼부작의 마지막 편과 만나게 될 것이다. (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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