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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 포커스 온 충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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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Failan

송해성 | Korea | 2001 | 116’ | color

Synopsis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동네 오락실 한구석, 담배 하나 꼬나물고 괜한 공갈만 일삼는 사내. 뒷골목 동기인 친구는 어엿한 조직의 보스가 돼 있지만 그에게 떨어진 건 작은 비디오 가게 하나뿐. 주먹만큼이나 마음도 약해 삐리들을 상대로 하는 포르노 사업도 늘 위태롭기만 하다. 덕지덕지 달린 눈곱에 벌겋게 충혈된 눈. 그런 그의 눈이 반짝 빛을 발하는 건 정신없이 돌아가는 오락기 앞에서뿐이다. 그래서 그는 그냥 건달도 아닌 삼류 건달이다. 어느 날, 우연찮은 사건에 휘말려 조직의 보스와 인생을 건 계약을 하게 되는 강재. 꿈에 그리던 금의환향을 위해 그는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영문 모를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든다. "강재씨... 고맙습니다.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친절한 것 당신입니다.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결혼... 아내... 파이란...? 인간 이강재에게도 아내가 있었다. 돈 몇 푼에 위장결혼을 해 준 기억이 떠오르는 강재. 한 장의 편지에서 전해지는 낯모를 따스함은 강재를 낯선 인연의 자락과 마주하게 하는데...

Comment

인간은 어떤 대상을 만나냐에 따라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파이란>에서는 실제로 만나지 않은 두 남녀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이유를 얻게 되었다. 부재의 대상과 대상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여자는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를 면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한 부재의 남편을 통해 친절한 남편을 둔 아내가 되었다. 남자는 비루하고 개 같은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걸 다 버리고, 극단적으로 삶을 전향하려다가 어떤 여자로 인해 다시 살아가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영화 포스터에서처럼 함께 행복하게 웃는 순간은 절대 주어지지 않았다.

영화 <파이란>은 2001년 개봉한 송해성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철도원>으로 알려진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 <러브레터>를 원작으로 여주인공 이름 강백란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파이란이란 이름을 제목으로 각색되었다. 이 영화의 진짜 시작은 주인공 강재가 잊고 있었던 서류 상의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식을 치르러 가는 시점에서부터이다. 비참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삶이라는 공통분모를 갖은 파이란은 연고 없이 한국에 머물기 위해 사진과 서류 상에만 존재하는 남편을 의지해 살아가다가, 자기도 모르게 부재한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삶에 대한 간절함이 생기게 된다.

강재가 파이란을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씬은 주인공의 정체성의 변화를 보여주는 순간을 연출한다. 강재가 파이란의 사진을 보며 뭔지 모를 우수에 잠기는 순간, 기차는 흰 눈이 덮인 산속 터널을 슬로우 모션으로 지난다. 이 터널은 마치 이곳과 다른 저곳, 혹은 지금과는 다른 변화를 보여주는 전환의 공간을 상징한다. 터널을 지나 파이란이 살던 곳에 도착한 강재는 마치 진짜 파이란의 남편인 양 몰입하는데, 이 마지막 시퀀스에서 최민식의 섬세한 연기는 그들의 특별한 관계를 더욱 아름다고 서글프게 전해준다. (구현정)

Schedule

10월 29일(일) 12:30 [GV]|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김기영관[ART1관] 10층

Director

송해성

Filmography

2013 <고령화 가족>
2010 <무적자>
200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4 <역도산(力道山)>
2001 <파이란>
1999 <카라>

CREDIT

감독 송해성
출연 최민식 , 장백지 , 손병호 , 공형진 , 김지영
프로듀싱 안상훈
각본 안상훈, 송해성, 김해곤
촬영 김영철
조명 최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