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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 포커스 온 충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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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

김성수 | Korea | 1999 | 108’ | color

Synopsis

한때는 챔피언 후보로 주목받았던 권투선수 도철은 후배에게 KO패 당한 후 권투를 그만둔다. 펀치 드렁크 현상이 있는 그는 관장의 도움으로 흥신소에서 일하게 되고 홍기를 만난다. 30억짜리 빌딩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큰소리치는 그는 사실 빚에 시달리고 있는 양아치일 뿐이다. 홍기의 단칸방에서 같이 지내던 도철은 배우를 시켜주겠다며 홍기가 꼬드긴 만나 사랑을 느낀다. 어느 날, 미용실 개업식에 미미를 찾아간 둘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가 미미의 매니저가 내리친 술병에 도철이 맞아 입원한다. 홍기는 보상금과 도철의 돈을 훔쳐 달아나고 갈 곳이 없어진 도철은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가는데…

Comment

이제 무조건 미래를 긍정하며 무작정 움직이는 젊은이는 스크린에 없다. 지금 선택한 일이 나중의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계산하는 이들만이 간간이 스크린에 얼굴을 들이밀 뿐이다. 종종 이 루트를 벗어나는 이들이 있다 해도 그들이 직접 몸을 써 움직이고 얼굴에 상처까지 입는 일은 드물다. 점점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곳이 몸의 가치가 한없이 떨어지고 전략과 계산이 필요한 곳으로 굳어졌기 때문일 테다.

복싱으로 성장과 성공을 바랐던 젊은 몸이 1970년대를 지나 80년대, 그리고 90년대까지 이어진 것은 몸에 대한 긍정이 딱 이때까지만 유효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태양은 없다>는 그저 내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무턱대고 믿었던 순진한 청년들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홍기와 도철은 전혀 다른 듯하지만 가진 것이라곤 몸뿐이라는 점에서 금세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이들이다. 기댈 곳이라곤 자신의 얼굴만 봐도 한숨뿐인 엄마가 전부인 홍기와 그마저도 상실한 채 복싱에 몰두하는 도철은 서울 한복판에서 온몸과 얼굴에 상처를 더해가며 살아간다.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그저 나보다 약한 누군가에게서 돈을 회수하는 것뿐이며, 그마저도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구조 안에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IMF 직후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판도 안에서 홍기와 도철은 길을 잃은 이들처럼 헤매거나 쫓기고, 전과 달라진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한 채 맴돈다. 이대로 살아간다면 두 청년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면서도 정해진 길이 아니어도 된다는 그들의 패기가 읽히는 순간들을 쉽게 놓을 수 없다. <태양은 없다>는 희망보다 절망과 더 가까이 닿아있는 듯하지만 영화의 빠른 템포와 그 유명한 ‘Love potion no.9’의 강렬함, 그리고 두 배우의 시원한 웃음과 외침들로 1990년 말의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한다.

그때의 신인이었던 두 배우의 시간은 이제 한 편씩의 연출작까지를 필모그래피에 올린 지금에 도착해 있다. 홍기와 도철의 고통을 마음 아프게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그들의 견딤을 긍정할 수 있는 것은 지금 <태양은 없다>를 다시 볼 수 있는 이들의 특권이 아닐까. (송아름)

Schedule

10월 30일(월) 18:30 [GV]|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김기영관[ART1관] 10층

Director

김성수

Filmography

2016 <아수라>
2013 <감기>
2004 <빽>
2003 <영어완전정복>
2000 <무사>
1998 <태양은 없다>
1997 <비트>
1995 <런 어웨이>
1994 <결혼 만들기>
1993 <비명도시>

CREDIT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 이정재 , 이범수 , 한고은 , 박지훈
프로듀싱 조민환
각본 심산, 김성수
촬영 김형구
조명 이강산, 정영민
편집 김현
음악 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