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 폐막작

배드 랜드 BAD LANDS

하라다 마사토 | Japan | 2023 | 144’ | color

Synopsis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서로 뺐고 빼앗기는 거친 야생과 같은 땅에 ‘네리’와 그녀의 남동생 ‘조’는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가담하게 된 남매에게 어느 날 1억 엔이 넘는 거액이 수중에 떨어지게 된다. 남매는 돈을 인출 하려고 하지만 어느새 악당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생과 사의 갈림길! 과연 네리와 조는 이 ‘위험한 땅(Bad Lands)’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Comment

일본 영화계 거장과 실력파 배우가 만나 화제가 된 <배드 랜드>는 쿠로카와 히로유키 작가의 소설 『경초(勁草)』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동안 <검찰 측의 죄인>, <세키가하라 대전투>, <타올라라 검> 등 수많은 걸작을 내놓은 일본의 대표 감독 하라다 마사토는 이번 영화에서 감독과 각본은 물론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았다. 주연으로 등장한 안도 사쿠라는 일본에서 현재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배우로 제46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안도는 특수 사기를 생업으로 하는 하시오카 렌니(네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고, 하라다 감독과 <불타는 검>에서 호흡을 맞춘 야마다 료스케가 안도의 동생으로 출연, 두 사람의 환상적인 케미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오사카 뒷골목에 거주하는 네리(안도 사쿠라)는 머리 회전이 빨라 특수범죄집단 NPO법인의 이사장 타카시로(나루세 카츠히사)의 신뢰를 받으며 특수 사기에 가담해 생계를 이어간다. 다양한 범행 기록이 있는 동생 조(야마다 료스케)는 네리와 피를 나눈 남매는 아니지만 출소한 후 하나뿐인 누나 네리를 찾아와 함께 일하게 된다. 한편 특수 사기 집단을 검거하려는 경찰들의 수사가 점차 다가오는 가운데 남매는 뜻밖의 사건으로 거액의 돈을 손에 쥐게 되면서 경찰과 범죄집단에게 쫓고 쫓기는 질주가 시작된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배드 랜드(Bad Lands)를 떠날 수 있을까.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어두운 이면을 비춘다. 영화는 시작부터 일본의 경제 수도 오사카를 배경으로 부자 노인을 등쳐먹는 ‘오레오레 사기’를 자세히 묘사한다. 보이스 피싱과 같은 오레오레 사기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돈 많은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식인 것처럼 속인 뒤 돈을 빼돌리는 범죄 수법이다. 네리는 타가시로와 함께 돈 많은 노인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범행을 저지른다. 장수국가인 일본의 심각한 노인 문제도 조명한다. 오사카시 니시나리구는 채무 불이행자, 떠돌이, 복지 수혜자 등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타카시로는 이곳에서 노인을 돕는 ‘NPO오사카 만남 사업추진협회’라는 사무실을 내지만 실제로는 부자 노인을 상대로 특수 사기 범행을 주도하는 곳으로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희망을 잃은 일본 젊은 세대들의 안타까운 모습도 보여준다. 영화는 네리를 쫓는 IT업계의 신흥 부호와 특수사기단의 보스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하면서 착취당하는 젊은 남녀를 비춘다. 악이 소용돌이치는 사회의 뒤편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청춘들, 그들의 과거는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져 있고 현실은 희망이 없다.

범죄 서스펜스 장르의 영화 <배드 랜드>는 특수 사기에 가담한 남매를 통해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리얼하게 담아내면서 동시에 경찰의 추격으로 갈등과 긴장감을 고조시켜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양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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