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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클라쓰: Director of Directors 박찬욱

대담다큐 <박찬욱에 빠져들 결심(feat. 이경미)>+ 특별 상영 <일장춘몽>

영화 <헤어질 결심>의 특별 상영이 끝나고 30분 후, 같은 상영관에서

대담다큐 <박찬욱에 빠져들 결심(feat. 이경미)>에 이어 <일장춘몽>까지 상영되었다.

차기작 일정으로 인해 사전 녹화로 진행된 대담다큐 <박찬욱에 빠져들 결심(feat. 이경미)>에는

<보건교사 안은영>, <페르소나>, <미쓰 홍당무> 등을 연출한

이경미 감독이 Director of Directors 박찬욱 감독과 나눈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많은 관객 평 중, 박찬욱 감독이 가장 탐났던 것은 바로

‘웃긴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개그 욕심이 많은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이 많이 웃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대사는

“독한 것”과 “서래 씨는요. 몸이 꼿꼿해요.”였다.

“서래 씨는요. 몸이 꼿꼿해요. 

긴장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똑바른 사람은 드물어요.

난 그게 서래 씨에 관해 많은 걸 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탕웨이 배우의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탕웨이 배우의 어떤 장면의 연기가

가장 좋았는지 물어보는 이경미 감독의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해준의 아파트에 가서

미결 사건의 끔찍한 사진이 붙어 있는 벽을 보면서 무심한 듯 말하는 “개미가 사람 먹어요?”

라고 말하는 장면이 탕웨이 배우의 훌륭한 해석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탕웨이 배우가 연기한 ‘서래’의 엔딩 장면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서래의 마지막 퇴장이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 배우에게 이러한 우려를 표했고,

탕웨이 배우는 대본 리딩 시간에 서래의 퇴장은

마치 해파리처럼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방되는 것으로 해석하며

논리적인 규격으로 본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 서래의 선택에 대해 굉장히 이기적이고 못 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냥 죽는 것이 아닌, 실종의 형태로 해준이 아주 힘들게 만들고 결실이 없는 헛수고를

끝없이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마치 저주를 걸고 영원히 한 사람을 속박하는

마녀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였다.

“난 해준 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벽에 내 사진 붙여 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마지막으로 대담다큐를 마치며, 박찬욱 감독은 영상을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지금 <헤어질 결심>과는 또 다른, 다음 영화가 적어도 반복적이고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차기작에 대한 행보도 예고했다.

대담다큐가 끝나고 난 후,

바로 이어서 특별 상영 <일장춘몽>이 상영되었다.

<일장춘몽>은 아이폰 13 Pro로 촬영된

박찬욱 감독의 무협 로맨스로,

평소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었던 영화를 상영관의 큰 화면으로 옮겨

관객들의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해주었다.

약 90분 동안 진행된 해당 섹션은 관객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을 통해

늘 영화로만 만나던 박찬욱 감독의 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 

충무로미 유기현

사진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