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커뮤니티

영화제 이모저모

[취재] DAY5-‘조은지의 큐레이션1’, 표류하는 얼굴들

2022.11.01

1031


조은지의 큐레이션1 

표류하는 얼굴들


어느덧 <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5일 차에 접어들었다.

10월의 마지막을 함께 한 ‘조은지의 큐레이션1’은 CGV 명동역에서 진행되었다. 

2022 THE CMR 단편감독주간 프로그램 ‘6인의 큐레이션’은 충무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여섯 감독이 단편 경쟁부문 전체 상영작을 선정하고 섹션을 구성한다.

배우와 감독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큐레이터 조은지 감독이 선정한 3편의 작품은 어떠한 목적을 갖기 위해, 혹은 

목적을 찾기 위해 때때로 모르는 곳에 표류하는 우리를 비춘다.


<거북이가 죽었다> 

김효은



 

인정은 회사에서 잘리고 키우던 거북이가 죽자 모든 일에 대해 남 탓만 한다.

죽은 거북이를 들고 외출한 날, 불쾌한 냄새와 귀를 울리는 이명 소리는 

계속해서 그녀 주위를 맴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 인정의 마음의 모서리는 뾰족이 튀어나온다.


<트레이드> 

김민주



 

한밤의 편의점, 서로를 끌어내리기 전까지 도경과 병태는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임용고시 공부와 편의점 알바를 병행하는 도경, 노모를 부양할 돈이 필요한 병태.

일련의 사건을 통해 뜯고 뜯기는 둘의 골드러쉬가 시작된다.


<보속> 

양재준



 

성당의 복지시설에서 합숙 생활을 하는 성아는 고해 성사를 한 뒤 보속을 받는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속을 행하려고 하지만, 성아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흑백으로 처리된 화면과 같이 주인공 성아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조은지 감독: 공통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이 이야기를 만들게 된 어떤 계기라든지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효은 감독: 이 작품 말고 다른 작품으로 제작 지원을 2년 동안 떨어지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답답한 마음에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하나 ‘내 이야기에서 찾아볼까?’ 고민하는데 문득 10년 전 제가 키우던 거북이가 죽었을 때 거북이를 들고 밖으로 나갔던 날이 생각났어요. 부패한 거북이 냄새의 원인을 계속 외부에서 찾았던 그 당시엔 거북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컸는데 그때 못 느낀 새로운 감정들이 떠올랐어요. 내 안에 어떤 문제들이 있든 없든 무조건 밖에서 원인을 찾았던 점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 뒤 불합격한 서류들을 다시 살펴보며 나한테도 문제가 있었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어요. 이에 이 이야기가 꼭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빨리 그 감정을 깨닫고 자신의 발전적인 부분을 바라봤으면 좋겠단 마음에서 쓰게 되었습니다. 

김민주 감독: 저는 시나리오 작업할 때 굉장히 밤을 많이 새는데 그때마다 살 것도 없는데 편의점에 갔어요 (웃음). 가게에 들어가고 보니 편의점이 시간에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가 들이닥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에 편의점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좁은 공간 안에서 손님과 알바생이 서로를 끌어내기 전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그러나 누구든 들이닥칠 수 있는 재밌는 공간으로 한번 끝까지 밀어붙여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양재준 감독: 현대에 일어난 ‘죄’ 같은 화두에 관심이 많아 고민,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리고 인과 관계가 뚜렷하거나 대상이 엄청 명확하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난 문제가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악화되면서 죄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그런 미시적인 탐구를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관객의 질문: <거북이는 죽었다>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중간마다 장면마다 이명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김효은 감독: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신경 써서 작업했는데요. '냄새'의 원인이 나(주인공)였다는 것을 소재로 가져갔기에 냄새를 어떻게든 표현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있었어요. 화면에서 시각과 청각은 표현 가능한데 후각은 힘들기에 이 부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사운드 쪽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인정이에게 있어서 어쨌든 냄새라는 것은 오랫동안 멈춰 있었던 그 고인 물, 썩은 물의 냄새라고 봤거든요. 고인 물이 터지는 순간은 인물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황일 거라 생각했기에 냄새를 맡는 순간순간마다 이명을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은지 감독: <트레이드>를 보면 등수를 두고 서로 꼴등 하고 싶지 않아 두 인물이 치열하게 싸운다고 느꼈어요. 전에 연출 의도로 ‘싸워야 할 상대는 따로 있는데 약자들끼리 싸우는 모습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란 말씀하셨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두 주인공의 인물 설정이 궁금해요.

김민주 감독: 설정 같은 경우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병태 같은 경우엔 나이가 들었는데 무직에 제대로 어머님을 부양하지 못하는 모습이 본능적으로 굉장히 짠할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경쟁에서 도태된 게 병태의 잘못은 아니고 살다 보니 밀리고 밀려 결국엔 자기 어머니까지 모시지 못하는 짠한 중년의 모습으로 표현했어요. 도경이 같은 경우엔 영화의 반전 포인트가 되는 요소가 다 도경이에게 있어서 설정이 많이 바뀌었어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다른 것도 병행한다는 게 포인트였어요. 결과적으로 임용고시로 잡은 게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큰 범법적인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자라나는 미래의 새싹들을 책임을 질 선생님이 자기만의 논리를 가지고 애들한테 담배를 팔면 굉장히 웃기겠다 싶었어요. 또 그러면서도 자기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애라면 훨씬 더 아이러니하고 재밌지 않을까 싶어 도경이는 최종적으로 임용고시생으로 설정했어요.

조은지 감독: <보속>을 보면 흑백으로 화면을 설정한 게 죄의식이 흑백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성아와 그 주변 인물들을 보면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죄의 짙고 흰 색깔이 있다고 느꼈어요. 또한, 화면 비율이 4:3인데 그렇게 한 설정한 이유와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양재준 감독: 촬영 감독님 같은 경우엔 흑백으로 하는 걸 처음엔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으셔서 오랜 조율의 시간이 있었어요. 흑백연출 같은 경우엔 특히 라이팅 같은 걸 할 때 조명도 더 까다롭고 훨씬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탈색된 화면이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울릴 거로 생각했고 빛이 더 두드러지는 몇몇 장면들이 있어요. 그 장면들이 중요하다 보았고 흑백으로 가는 게 메시지 톤에 더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4:3 같은 비율은 제 생각엔 인물을 조금 더 외롭게 보이게 한다고 봤어요. 따라서 둘 다 어려운 연출이라 고민했는데 꼭 제작해보고 싶었기에 흑백과 4:3 비율의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조은지의 큐레이션 1’은 큐레이터 조은지 감독의 배려심 깊은 진행과 
감독들의 재치 있는 답변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현시대를 부유하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3편의 작품과 깊이 있는 GV 현장을 통해
우리는 무엇에 닿기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들여다볼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충무로미 김수오

사진
영화 스틸컷
충무로미 김나영




공지사항

2023.03.15그동안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안내드립니...

2022.11.15'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11.07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심사표 공개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수상작 안...

2022.10.30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생중계' ...

상영작 검색

충무로영화제
소식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