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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4-쌀롱 드 시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미싱타는 여자들’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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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롱 드 시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미싱타는 여자들’

게스트 이혁래 감독/김정영 감독 X 모더레이터 이태겸 감독


2022년 10월 30일 오후, <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이 4일차의 막을 올렸다. ‘쌀롱 드 시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에서는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에 대한 토크가 진행되었다. <미싱타는 여자들>을 공동 연출한 이혁래/김정영 감독과 영화 속 음악 전반을 담당한 박성도 음악감독도 함께 자리하였으며, 모더레이터 석에는 이태겸 감독이 자리했다.



 

이태겸 감독:  저는 이번에 다시 한번 보면서 또 느낀 게 이 작품에는 되게 많은 인연이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적으로도 당연히 그게 느껴지지만, 그 이면의 어떤 인연들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정영 감독: 저 같은 경우는 영화 주인공분들은 아카이빙 의뢰를 받아서 서울 시내 노동자분들 서른 두 명 인터뷰를 하다가 만나게 됐어요. 박태숙 선생님하고 이숙희 선생님은 그랬는데 이제 제가 그 전에도 아카이빙을 했을 때 그때 제가 영화를 하는 사람인데 이 아카이빙을 그 때는 책만 딱 내고 끝냈거든요. 근데 그 때 선포 사건 관련자들 52명을 인터뷰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를 했을 때 나오는 인물들의 그 위력들 그리고 그 표정들의 위력들을 그때 제가 좀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다큐멘터리화하지 못했던 거에 대해서 좀 한이 남았는데 이번에 봉제 역사관에 관련돼서 찍다가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나게 된 거죠. 그분들이 이제 바로 전태일 시절의 시다 생활을 했었고 전태일 사후에 노조 활동을 했던 70년대 여성 노동자들의 산증인들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전태일 평전을 읽었었지만, 책에서 못 봤던 이분들의 또 생생한 말로 표현됐던 것들 있잖아요. ‘전태일이 죽었을 때 나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고 전태일 씨는 우리는 사장이 말하는 대로 깡패인 줄 알았다라든지 아니면 이런 식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바로 앞에서 생생하게 듣는데 좀 너무 놀라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런 70년대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을 인터뷰를 좀 잘 모아서 약간 대중적인 기록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하면서 열심히 그분들의 인연을 좇다가 제가 94년보부터 영화를 해서 맺은 인연들이 다시 이걸로 다 뭉쳐지게 되었습니다. 


이태겸 감독: 시작할 때부터 편집 과정까지의 인연을 다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이렇게 다큐멘터리만 보더라도 굉장히 많은 어떤 분들의 노력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확 들었으니까요. 최근에 지금도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혁래 감독님께서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혁래 감독: 사실 비슷한 이야기일 수가 있을 텐데 일단 다큐 작업을 하다 보면 다큐를 만드는 사람도 변화하고 또 카메라 앞에 서 있는 대상들도 변화하게 되는데 어떤 보람을 느꼈다 하는 순간은 아까 김정영 감독님도 얘기를 했지만, 출연을 꺼리는 아주 중요한 인터뷰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 영화에서 99 사건이 나올 때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해 주시는 검은 옷을 입으신 이순자 선생님 같은 분은 사실 70년대 청계 피복 노조의 이야기를 다룰 때는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되는 인물인데 굉장히 늦게까지 출연을 망설이셨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이유가 그때 평화시장에 있었다는 그 기록이 사실 그분들에게는 낙인과 같은 것이었어요. 저희가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청계피복노조의 51명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1심에서는 굉장히 결과가 안 좋았는데 2심이 진행되던 중에 증거를 모아서 정리하는 과정에 저희가 참여를 하게 돼요. 그러면서 그때 있었던 그 기록들을 저희가 확보하면서 우리가 그때 일들에 대해서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거기서 모았던 자료들을 제출을 해서 2심에서 전체 51명 중에 50명이 인정받는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됐습니다. 그 2심 결과가 확정됐고 그런 경험을 하면서 우리 출연자분들이 그 기록을 낙인이 아니라 남겨야 하는 것이, 주변에 알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우리 영화에도 출연하시게 되고,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는 처음에는 혼자 보러, 그다음에는 남편분과 함께 보러 오시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보러 오시고, 나중에는 마을 사람들까지 같이 오시게 되는 굉장히 큰 변화를 겪으셨습니다. 그런 일들을 되새겨보면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다큐지만 이 작업을 하면서 그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김정영 감독: 이어서인데요. 그러니까 영화가 개봉이 끝나고 지금 다시 10월이잖아요. 공동체 상영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요. 평일 저녁에 지방에서 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선생님들을 모시고 내려가게 되면 선생님들도 관객들이 이야기하면 거기에 호응하고 이야기하면서 관객들도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용기를 많이 가지셨는지 그 분위기가 되게 좋아요. 예를 들어서 ‘큰 언니가 공장에 가기 위해서 서울에 갔다. 큰 언니가 서울에 가는데 나는 그때 막내였는데 그 언니가 추석날과 설날만 되면 옷이랑 신발을 한가득 가지고 와서 우리한테 선물하고 다시 올라갔다. 그런데 우리 큰언니가 서울에서 일할 때 저렇게 고생하고 저렇게 힘들게 살았다는 걸 알고 큰언니 생각하면서 너무 울었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공동체 상영의 향연은 언제까지 갈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게 요청이 많이 와서 이 영화를 정말 많이 보고 싶어 하셨구나. 특히 여성분들 그 다음에 그 언니를 뒀던 여동생 이런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현재까지 그런 게 이어지고 있답니다.


이태겸 감독: 저 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 한동안 음악이 되게 가슴에 남아 있었는데 오늘 음악 감독님을 뵈니까 음악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음악감독님께서 어떻게 작업을 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는지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박성도 음악감독: 사실 저는 그전에 영화 음악을 시작하게 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개인적으로 노래를 만들기도 했지만 영화 음악에 대해서 깊이 관여하면서 성장을 하지 않았었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신 방준석 음악 감독님이 원펀치 앨범에 프로듀서셨어요. 그 인력들도 방준석 음악 감독님과 많이 가까이 지내면서 제가 음악으로 같이 영화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고 그러면서 영화에 좀 가까워지게 됐죠. 그러다가 2018년에 김윤석 감독님의 영화 <미성년>의 음악을 맡게 되면서 조금 더 영화와 깊이 관여하고 진지하게 영화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매력이 있었던 것은 그때 이혁래 감독님 처음에 말씀하신 영화는 다큐지만 전형적인 다큐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이거 소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사람들이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 아름다운 스토리에 남을 수 있게 되려면 조금 더 다른 음악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같이 해보자.’라고 말씀하셔서 저도 조금 더 흥미가 담겼고 시작하는 데 어떤 많은 촉매제가 됐다고 할까

요?  



 

이태겸 감독: 중간중간에 감독으로서 연출적인 배치를 하신 것 같아요. 첫 장면도 그렇고 뒤에 파도가 기억나실 것 같은데요. 거의 하얀 거품을 토해내듯이 나와요. 이 연출은 어떻게 하셨나요?


이혁래 감독:그때 이제 촬영 감독들한테 줬던 레퍼런스가 예전 프랑스 영화 <남과여>라는 영화를 보면 수평선을 보통은 크레임 안에서 수평선을 아래에 잡잖아요. 그래서 하늘이랑 바다가 같이 보이는데 <남과여>에서는 바다가 프레임 위쪽을 다 가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마치 바다가 벽처럼 보이게 그렇게 촬영했어요. 굉장히 긴 망원 렌즈로 찍어서 저희도 촬영하시는 분한테 드렸던 레퍼런스가 그 장면이었어요. 그때 파도가 쳐서 마치 이 출연진들은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는데 그 뒤에서는 그 사람들이 모르게 뭔가 닥쳐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당시에 또 추웠어요. 그래서 출연진들이 고생을 했지만그 파인더를 보면서 내가 원하던 느낌은 잡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때 그분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시는지는 저는 몰랐어요. 왜냐하면 보통 무선 헤드폰을 끼고 녹음하는 걸 듣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공간에서는 무선이 잘 안 통해요. 그래서 헤드폰을 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하나도 몰랐던 거예요. 그분들이 무슨 얘기하는지는 돌아와서 편집하면서 알았어요. 근데 거기서 노래 한번 불러달라고 주문했었거든요. 약간 걱정을 했던 거는 저예산 영화를 만들다 보면 노래가 들어갈 때 저작권료가 걱정되잖아요. 유명한 음악들을 하게 되면 아주 많은 돈을 지불을 해야 돼요. 그런데 영화 속에 나왔던 그 찬송가를 부르셨는데 그 찬송가는 저작권자가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저작권과 전혀 관계없는 노래를 불러주셨기 때문에 그것도 쓸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게 잘 맞았어요.


이태겸 감독: 이 자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마지막 장면을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 시간도 거의 다 된 것 같은데 마지막 질문에 말씀하실 때 이제 나이 드신 선생님께서 이제 젊었을 때 모습을 마주하는 그런 장면 사실 되게 감동적이었죠. 그걸 보면서 저는 어찌 됐든 전체적으로 보면서 저는 몇 가지 키워드를 뽑았거든요. 성장, 영화, 젊은 세대, 어린아이 뭐 이런 걸 뽑았었는데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이 영화와 엮인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 주실 수 있나요?


이혁래 감독: 가장 큰 키워드가 성장이었어요. 어쩌면 이 이야기가 단지 노동에 대한 이야기 노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랑 다른 시기에 다른 공간에서 살았던 10대들의 성장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느끼는 공감만큼 관객들한테 공감을 줄 수도 있으면 10대 영화 성장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겠나 생각했었고 그래서 이 영화에 참여를 하게 된 거죠.




 

김정영 감독: 그다음에 이분들이 이 영화로 인해서 과거의 어떤 자신감 그리고 지금도 그런 것들을 다시 또 복원하기도 했고. 저는 사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되게 힘들 때는 내가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할 때가 있었는데 영화 속에 선생님들은 ‘우리 10대 때도 감옥에 갔는데 내가 지금 감옥 가봤자 50 넘었는데, 가도 되지. 그래 끝까지 가보자.’ 이런 생각까지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또 저도 거꾸로 용기를 얻었거든요. 그런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으로 이분들의 어떤 이야기들을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만 잘 나와도 좋겠다고 했었기 때문에 결국은 잘 나와서 되게 지금은 만족해요. 


박성도 음악감독: 저도 이 영화 자체에 대한 다른 생각을 좀 하게 됐는데요. 어떻게 부당한 일을 당했는가에 대한 고증 증언들이 나열되면서 이야기하고, 현실은 어떠한가에 대한 나열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사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지금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아름다운 마음들이 어떻게 닫히고, 실제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실제로 이분들 되게 예쁘게 옷을 입으시고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인데 그런 것들을 보여드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시선을 바꾸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것을 이 영화가 증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귀한 자료들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미싱 타는 여자들>은 단순히 1970년대의 미싱을 타며 ‘시다’로 불린 여성들의 잔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그치지 않는다. 꿈을 꾸고 희망을 품었던 지난 시절은 현시대의 청춘들과 다를 바 없다. 저마다의 소중한 꿈을 이고 세월을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색채감 있게 담아낸 <미싱 타는 여자들>. 이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시간에는 소녀 미싱사들의 순수했던 마음에 날개를 달아준 영화 속 진솔한 이야기들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바라보며, 닳아진 일기장을 펼쳐보는 듯한 지난날의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사운드 트랙을 감상할 수 있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충무로미 김규림

사진
충무로미 김영운 김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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