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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3-‘이권의 큐레이션2’, 영화는 결국 보고 듣는 것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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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의 큐레이션2

영화는 결국 보고 듣는 것


‘이권의 큐레이션1’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시작된 29일 토요일 밤 ‘이권의 큐레이션2’

오직 2022 THE CMR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단편감독주간 프로그램 ‘6인의 큐레이션’은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여섯 감독이 단편 경쟁부문 

전체 상영작을 직접 선정하고 섹션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권의 큐레이션2’의 이권 감독이 선정한 5편의 단편 경쟁부문 작품들은

각각의 다양하고 개성 있는 소재와 주제, 그리고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며

 ‘영화는 결국 보고 듣는 것’임을 체험하게 한다.


<자연발화>

박지인 감독



 

유일한 가족인 엄마가 힘이 되기보단 짐처럼 느껴지는 취업준비생 영주.

삶 자체가 버거운 영주는 어느 날 인체 자연 발화 현상을 목격한다.

청년 세대의 잠재된 분노와 갈등을 판타지적인 비유로 세련되게 표현해 

숨 막히는 현실에 타들어 가는 주인공 영주를 숨죽여 바라보게 한다.


<가리워진 길>

김철휘 감독



 
차가 거의 다닐 것 같지 않은 한적한 도로 위 박살이 난 차량 2대가 보인다.
이 사고로 ‘성훈’은 아내와 딸을 잃었지만 ‘태수’는 별문제가 없다.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사람, 두 사람은 서로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잠재된 악의 내면을 끄집어내는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숨>
나민리 감독



영안실 시체 역을 맡은 무명배우 성래는 감독으로부터 롱테이크가 진행되는
7분 동안 시체처럼 숨을 쉬지 말아 달라는 디렉션을 받게 된다.
뻔한 듯했으나 예상치 못한 반전, 그리고 B급스러운 정서가 유쾌하면서도 슬프고, 또 스릴넘친다.

<하교길>
고승현 감



고3 진학을 앞둔 진욱과 국환은 답답한 하루일과를 마친 후 
집으로 걸어가는 시간이 유일하게 자유로운 시간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귀가하는 도중 유난히 기묘한 사람들을 만나며 
평소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솔직히 터놓는 시간을 나눈다.
2명의 남학생을 통해 그때 그 시절, 누구나 겪었을 하교길의 단상을 꾸밈없이 묘사한다.

<SUFFER>
서가연 감독

 
2019년 1월, 생각지도 못한 병이 찾아왔다.
마비된 다리가 자유를 되찾던 순간을,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고백한다.
개인의 상처를 이미지들의 충돌로 설명하는 흔하지 않은 연출이 빛난다.



이권 감독: <하교길>은 주인공 남학생 2명을 계속 따라가는 테이크가 긴 쉽지 않은 연출이에요. 넓은 컷을 계속 유지하는 그림에 사운드를 녹음하는 게 어려웠을 텐데 배우들의 호흡을 계속 끊지 않으려는 연출 의도가 보인 것 같아요.

고승현 감독: 실제로 저희 동시녹음 기사님이 현장에서 울면서 작업하셨습니다. (웃음) 동시녹음을 위한 엄청난 헌신이 있었지만, 결국엔 백퍼센트 후시로 들어갔습니다. 공간이랑 인물을 함께 담고 싶었고 배우들과 함께 걸어 다니는 느낌을 최대한 많이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이권 감독: <가리워진 길>을 보면 아버지가 고개를 들 때 뒤에 남자가 쭈그리고 있는 장면 연출이 좋았어요. 그리고 남자가 자신의 부인과 딸이 사고가 난 곳에 다가갈 때 카메라는 차 안에 있었죠. 이를 통해 남자의 시점이 아닌 제3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게 한 건 의도된 연출이겠죠?

김철휘 감독: 네 분명히 의도가 있었습니다. 깨진 유리 사이로 사고 난 딸과 아내가 보이고 그 선을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찍었습니다. 사실 모든 일이 이들만의 영향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기에 다른 존재가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돌에 맞고 쓰러지는 나무 걸치는 샷도 그렇고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은 것 같은 샷이 작품 사이사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또한, 일반적으로 장면을 표현하기도 싫어서 중간마다 그런 샷들을 사용했습니다.

이권 감독: <숨> 극중에 감독 캐릭터가 반지를 끼고 있잖아요? 손 클로즈업을 시키고 반지를 만지며 모니터를 보는데, 그 장면은 어떤 의도였나요?

나민리 감독: 우선 감독 배우가 차고 있던 반지는 묵주 반지입니다. 영화 화면 속에서 드러나진 않는데 감독이 원래부터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것들을 보는 사람으로 설정했어요. 그래서 묵주반지를 돌리는 것은 자신의 눈앞에 저승사자, 어떤 초자연적인 무엇인가가 느껴지기 때문에 반지를 돌리는 것으로 연출하였습니다.

이권 감독: <자연발화>는 음악 없이 사운드를 강하게 넣은 것 같아요. 이 사운드가 주인공 영주가 얼마나 압박당하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준 좋은 사운드 연출인 것 같아요.

관객의 질문: 영화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특히 생활감이 묻어 있는 가정집 같은 장소가 실감이 났는데, 어떻게 장소를 섭외하셨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지인 감독: 저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부동산에 찾아가 이러 이러한 집을 찾고 있다 도와달라 말씀드렸어요. (웃음) 몇 군데는 거절을 당하고 다시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부동산 분을 찾아 도움을 받아 가정집을 구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부동산 업자 분을 찾는 게 관건인 듯합니다.  도움이 되시길.

관객의 질문: 작품 속 내용이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 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일기처럼 써 내려간 나레이션과 안무, 이미지, 사운드가 함께 어우러져 극적인 연출이 나타난 것 같아요. 이런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낸 작품의 제작 과정과 안무 창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서가연 감독: 이 작품은 제가 직접 2019년 1월에 겪은 일입니다. 지금은 잘 회복해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가 겪은 고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결국은 사람의 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댄스필름이란 장르를 선택했고 평범한 댄스필름 보다는 제가 이용할 수 있는 영상, 사진을 통한 인서트 컷, 고통을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들을 사용하려고 했어요. 무용수님과의 안무 협업 과정은 무용수님을 만나기 전 영화 파트마다 안무의 큰 틀을 짜 놨어요. 안무의 분위기, 강도를 정해놓고 함께 작업하기로 한 무용수님께 제가 겪었던 일, 무용의 큰 틀을 보여주었고 장면 속 세부적인 부분에는 자유를 드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문가이시니까 저보다 많이 아실 거라 생각했어요. 무용수님이 창작을 해오시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여러 번 수정 끝에 최종적인 안무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권의 큐레이션2’의 GV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 깊은 질문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그래서일까? 관객 투표 시간이 유독 길었던 토요일 밤 ‘이권의 큐레이션2’였다.

충무로미 김수오

사진
영화 스틸컷
충무로미 박세현 조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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