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커뮤니티

영화제 이모저모

[취재] DAY2-'강대규의 큐레이션1' 이기적 유전자를 지닌 가족 구성원과 불안한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희망의 메시지

2022.10.29

1028

강대규의 큐레이션1

이기적 유전자를 지닌 가족 구성원과 불안한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희망의 메시지



10월 28일,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개막날보다 많은 관객들로 붐비던 극장에는 단편감독주간 ‘6인의 큐레이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진행된 <강대규의 큐레이션1>은 ‘이기적 유전자를 지닌 가족 구성원과 불안한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희망의 메시지’라는 부제로 총 4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4편의 작품은 우리 사회 속 가정에 의해 상처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저마다의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드나잇 블루>

이다나



 

첫 순서로 상영된 영화는 이다나 감독의 <미드나잇 블루>이다.

한밤중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는 딸을 데리러 간 엄마 화정이 동이 트기 전, 푸르스름한 새벽에 겪는 일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는 모성과 옳은 일 사이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겪는 그녀의 내적 갈등과,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딸 예리와의 세대갈등이 주를 이루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더불어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새벽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연출은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푸른 새벽이 끝나고 동이 트기 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화정과, 관객들은 그런 그녀를 보며 같은 고민을 경험하게 된다.


<촉법소년>

류정은 감독



 

다음으로 류정은 감독의 <촉법소년>이 상영되었다.

가정폭력과 음주를 일삼는 14살 동희의 아버지, 그는 심지어 아들에게 마약 심부름까지 시키고 있다.

여느 또래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일은 동희에게 아득히 먼일이기만 하고, 빚을 독촉받는 아버지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그런 동희에게도 삶을 이어가게 하는 희망이 있다면, 애견 미용사라는 꿈과 집에 남겨진 어머니일 것이다.

어느 날 아버지는 동희에게 사람 한 명을 죽이면 더 이상의 폭력과 마약을 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한다.

최근 촉법소년 제도의 존폐를 두고 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촉법소년>은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깜빡깜빡>

임다슬 감독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자식마저 자주 찾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낡은 로봇 청소기 한 대가 다가간다.
임다슬 감독의 <깜빡깜빡>은 치매가 시작된 여든 살의 노인과 구형 로봇 청소기 사이의 특별한 우정을 따뜻하게 그려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이다.
시끄러운 소리로 성가시기만 했던 로봇 청소기에게 마음을 열고, 깜빡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는 할아버지. 
점점 흐릿해져만 가는 기억 탓에 유일한 말동무 깜빡이에게 의존하게 된다.
함박눈이 내리는 길 한복판에 길을 잃은 할아버지와 배터리 수명을 다해 할아버지의 말에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깜빡이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유실>
김세헌 감독



큐레이션 1부의 마지막 순서로 김세헌 감독의 <유실>이 상영되었다.
<유실>은 늦은 나이에 외국인 보호소에서 공익 근무하는 주원과, 그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알고 있는 자양이 보호소로 들어오게 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주원은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비밀을 감추려 하지만, 막상 자양이 두고 온 딸을 만나게 되며 갈등에 빠진다.
이러한 과정 속에 보여지는 대한민국 거주 미등록 체류 외국인들의 모습은 사회의 관심 밖에서 한없이 비참해지기만 느껴진다.



강대규 감독: [공통질문] 각 영화들을 제작하게 된 계기나, 주제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류정은 감독: <촉법소년>, 이 이야기는 실화는 아닙니다만, 여러 사례와 허구를 더해 완성된 시나리오입니다. 주인공 동희라는 아이를 따라가며 가정폭력과, 소년법을 이용하려는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변해가는 동희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임다슬 감독: <깜빡깜빡>, 이 이야기는 제가 기사 한 편을 우연히 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교체 하지 않는 가전제품이 로봇청소기라는 기사에 흥미를 느끼고, 그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치매를 앓는 노인과 금방이라도 고장 날 것 같은 로봇청소기의 공통점과 공유하는 정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세헌 감독: <유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제가 외국인 보호소에서 공익 근무를 하며 마주쳤던 성매매 혐의의 외국인 여성분들이 많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근무 당시 처음에는 보호소의 철창으로부터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무뎌지는 제 자신의 모습이 이기적이라고 느껴져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대규 감독: <깜빡깜빡>을 보면, 로봇청소기의 굉장한 연기로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발전하는 점을 볼 수 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다슬 감독: 촬영을 시작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로봇청소기를 구현하는 방법이었는데요. ‘사물해킹’이라는 방법을 찾게 되어서, 실제로 사물 해커를 섭외해 구형 로봇청소기를 해킹한 다음 친근한 캐릭터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3D 프린터로 귀여운 외관을 제작했습니다. 촬영 현장에도 리모컨으로 로봇청소기를 조작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셨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로봇청소기가 오래된 모델이다보니, 현장에서 아무리 조작해도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할아버지 역할의 이우재 선생님께서 ‘깜빡이를 위해 기다려주자’ 하시면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감사했습니다.

강대규 감독: <촉법소년> 속 주원의 피젯스피너, 신발 등 소품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류정은 감독: 피젯스피너는 축을 잡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하는 장난감입니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자신의 상황이 싫으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동희의 상황들을 잘 표현하는 소품인 것 같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희가 어렸을 때부터 손을 떼지 않았던 유일한 안식처가 이 장난감이라는 설정이 있었어요. 후반부 피젯스피너를 버리는 장면을 통해 동심과 꿈을 비롯한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동희의 결심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관객: <유실>의 주인공 ‘주원’은 외국인 여성 ‘자양’의 딸에게 햄버거를 사주는 등 친절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자양’을 속이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데요. 이러한 결말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감독님의 숨겨진 의도가 있으신가요?

김세헌 감독: 주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평범한 사람의 이기심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내 미래를 버리면서 까지 외국인 여성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저는 하지 못할 것 같더라구요. 

강대규 감독: [공통질문] 본인의 영화에서 가장 놓치지 말고 봐주었으면 하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류정은 감독: 아이의 눈동자입니다. 영화 속 동희의 눈동자의 변화에 따라 감정 역시 바뀌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다슬 감독: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편집할 때 고민했던 지점이 있습니다. 영화 속 등장하는 깜빡이의 시선 샷 때문에 청소기를 인공지능 청소기로 인식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사실 깜빡이가 ‘구형’ 로봇청소기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깜빡이의 시점 샷을 편집 과정에서 빼지 않은 이유는, 할아버지가 청소기에 깜빡이라는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아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듯한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관객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궁금하네요.

김세헌 감독: ‘자양’이라는 인물의 설정은 미등록 이주 아동입니다. 불법체류자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한국에서 계속 자란다면 국적을 얻지 못하는데요. 그 아이가 성인이 되면, 결국 불법체류자가 되어 추방을 당하게 됩니다.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관객분들께서 같이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28일 진행된 <강대규의 큐레이션> 1부 GV는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강대규 감독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즐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미드나잇 블루>의 이다나 감독은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불참했지만, 강대규 감독은 거친 화면 속 불안함과 이를 잘 표현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다.
우리는 태어나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가정이라는 세계 안에서 때로 상처받고 회복하지 못하곤 한다.
이날 상영된 4편의 영화들을 통해 상처받은 모든 이들, 불안함을 겪는 청춘들에게 치유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충무로미 홍성욱

사진
충무로미 박세현
 

공지사항

2023.03.15그동안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안내드립니...

2022.11.15'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11.07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심사표 공개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수상작 안...

2022.10.30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생중계' ...

상영작 검색

충무로영화제
소식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