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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9-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 '환장 토-크'

2021.10.31


DAY9

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 ‘환장 토-크’

게스트 김초희 감독 X 게스트 윤단비 감독 X 게스트 임선애 감독

X 모더레이터 민규동 감독 X 모더레이터 변영주 감독



혼란이 가득한 이 시대의 영화인들이 경험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 ‘환장 토-크’가 폐막식 대신 자리했습니다.

마지막 실시간 온라인 중계 프로그램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잘해보자는 스태프들의 외침이 있었답니다.

자, 그럼 이제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을 담백하고 묵직하게 끝낸 ‘환장 토-크’를 본격적으로 만나볼까요?


  


변영주 감독: 세 분 중 두 분께서 단편 심사위원도 같이하셨으니까 여쭤봅니다.

올해 영화들이 조금 달라진 경향이 있나요?

윤단비 감독: 벡델데이를 하면서 느꼈어요. 여자 주인공이 흡연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예전이라면 이런 씬이 없었을 텐데, 갈수록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는 범주가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항상 느끼는 생각인데, 안정적이고 길어졌어요. 그런데 저보고 만들라고 하면 힘들 것 같아요.

임선애 감독: 단편이라서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러닝타임이 짧을수록 응축된 감정을 어떻게 담아내었는지 궁금했어요.


민규동 감독: 유치원생이 ‘감독이 뭐냐’라고 물어봤을 때 뭐라고 답했는지 답한 영상이 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초희 감독: 물어보지도 말라고 할 것 같아요. 알려고도 하지 마. 되려고도 하지 마. 좋은 것만 보고 살아야 해.

임선애 감독: 저는 아이가 있잖아요. 어느 날 앉아서 키보드를 치는 시늉을 하면서 “나 바빠~”하더라고요.

그게 아이가 보는 영화감독인 것 같아요. 키보드 치면서 바쁜 사람.

민규동 감독: 자기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과 일하고 지휘하는 사람?

변영주 감독: 저는 기본적으로 어린 친구들이랑 대화를 안 해요. 진짜로 물어본다면 웃으면서 ‘안녕~’하고 갈 것 같아요.

어른이 물어본다면 ‘자신이 뭘 대단한 걸 한다고 착각하면 안 되는 사람’ 정도로 답하겠습니다.


  


민규동 감독: 다음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감독들을 담은 영상이에요. 질문을 맞춰보셨으면 좋겠는데.

김초희 감독: ‘자기를 버티게 만드는 것들’인가? ‘허리’라는 대답이 나왔으니까요.

민규동 감독: 사실은 ‘그것 없이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단어가 있나요?’가 질문이었어요.

변영주 감독: 박지완 감독 대단하네요. 이십 대 때는 그걸 ‘영화’라고 생각했다는 거잖아요.

그런 굳은 결의가 결국 데뷔하게 만드는구나 싶어요. 윤단비 감독은 어때요?

윤단비 감독: 저도 마찬가지로 ‘영화’인 것 같아요. 넷이 모여서 술자리 가졌을 때도 그때도 영화라고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취미가 없어요.

‘영화가 삶을 살면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 안 되겠구나’는 싶어요.

김초희 감독: 저도 왜 그렇게 영화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인생에 벼락 맞는 것 같은 순간이 있었어요. 5년 전에.

그래서 영화에 너무 매달리지 말아야지 싶어서 만든 게 <찬실이는 복도 많지>였어요.

그래도 변함이 없어요. 영화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

민규동 감독: 그래서 1부 소제목이 ‘영화가 뭐라고’죠.


  


Q.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요? ‘영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해 보세요.

변영주 감독: 조금 뻔하지만. 수많은 예술 장르 중에서 왜 이렇게 영화에 사로잡혀있는가? 그런 생각을 해봐요.

이왕이면 나를 매료시킨 영화를 기왕이면 잘하고 싶어. 내가 매료당한 것처럼 또 다른 사람을 매료시켰으면 좋겠고. 

임선애 감독: 영화의 길을 걷는 게 확실하다고는 생각해요.

그 이유가, 크랭크인을 하면 잠이 안 와요. 현장에 나가 있는 게 너무 신났어요. 배도 안 고프고.

변영주 감독: 상업영화에 대해 느꼈던 첫 감정은 부담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토하고.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을 지휘해야 한다는 게 참 낯설었어요.

다른 분들도 촬영 첫날에 나오는 버릇이 있을까요?

민규동 감독: 저는 콘티에 낙서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첫날 일을 제대로 완수 못 하면 징크스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 불안감이 다 낙서로 쏠리는 것 같아요.

윤단비 감독: 프리 프로덕션 때면 멋진 사람들이 이야기를 위해서 모인다는 게 항상 감회가 새로워요.

그래도 크랭크인 하면 도망가고 싶었던 생각밖에 안 나요. 4회차 촬영이 와서야 일에 적응한 것 같아요.

변영주 감독: 김초희 감독님은 어떠세요? PD 시절과 현재 감독으로서, 크랭크인을 할 때의 심정이 같나요?

김초희 감독: PD였을 때 크랭크인은 참 신났어요. 그런데 도망가고 싶은 심정은 똑같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어서 부담스럽고, 모르는 스태프들도 있어서 불안하고, ‘이렇게 해도 되나?’ 싶고.

그런 점이 참 두려웠어요. 두려운데도 그 상황에서 영화를 찍는 희열이 있어요.


  


민규동 감독: 2부 얘기를 시작해 볼게요. 2부 소제목은 ‘차기작이 안 보여’인데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zinx)라고도 하는데, 첫 번째 작품 하시고 나면 두 번째 작품 하는 게 왜 그렇게 힘든 지.

차기작 징크스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차기작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허들이 있다면요?

김초희 감독: 작업이 늘어져서 모니터에 ‘천만’이라고 붙이고 작업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천만 관객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이 정도는 되어야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 그 포스트잇은 아예 뗐고, 대신에 제가 계약한 회사에 제 시나리오를 읽는 3명 이름을 붙여 놨어요.

다른 누구보다 이 세 사람만 만족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윤단비 감독: 허들이 있다면 ‘자기복제 안 하고 싶다’, 그리고 ‘기왕이면 잘 만들고 싶다’인데요.

많은 감독님들이 그러시겠지만 장고(長考)를 하게 되죠.

저도 빨리 작업을 하고 싶은데, 또 두 번째 작품을 시작하면 첫 번째와 비슷할 것 같아요.

뭔가 땅을 파고 있고, 후회되는 점도 있고 하겠죠.

이런 고민을 토로하니까 주변에서는 계속 다작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면 되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변영주 감독: 사실은 차기작이 없어서 힘든 게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

온전히 내가 나를 챙겨야 하는 부분에서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민규동 감독: 변영주 감독님은 그동안 영화 작업을 해오시면서 흥행이나 성적에 대한 압박이 있으셨나요?

변영주 감독: 제가 결심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일단 열심히 만들어보고 안 되면 반성하고 잘 되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이제 10가지를 했어야 하는데 내가 3가지 밖에 건드려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은 있죠.

민규동 감독: 영화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야만, 즉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니

어떻게 실현 가능할지 자기검열을 계속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힘든 것 같아요.

임선애 감독: 영화가 역시 흥행하고 봐야 하는구나 생각했던 게,

충무로영화제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다가 제 이름이 나온 기사를 봤어요.

여기 계신 윤단비 감독님, 김초희 감독님은 앞에 해당 작품들이 적혀 있었는데,

저는 <69세>가 아니라, ‘<오징어 게임> 콘티 작가 임선애 감독’으로 소개되어 있는 거예요.

되게 웃기면서도 서운한 마음이었죠. 그래도 <오징어 게임>덕분에 아이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 보면 또 재밌어요.


민규동 감독: 영화관과 OTT 플랫폼의 맞대결이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졌죠.

영화관은 숨을 거둘 것인가, 영화관의 전망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나눠주세요.

변영주 감독: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관객들의 공통 반응이죠.

한 영화를 같이 보면서 다 같이 놀라고, 다 같이 울고 하는 감정 공유가 극장의 가장 거대한 힘이라고 생각해요.


  


변영주 감독: 3부로 넘어가볼까요. 3부 소제목은 ‘영화가 우리를 지켜줄 거야’.

관객석에 The CMR 콘써트의 수상자들이 함께 앉아 계신데, 감독님들과 같이 대화해볼까 해요.

올해의 작품상 <창문 너머에>의 강지숙 감독님, 올해의 감독상 <어떤애와 다른애 그리고 레이>의 이현경 감독님,

올해의 각본상 <목화토금수>의 박소원 감독님, 올해의 편집상 <오배송>의 곽재혁 감독님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나에게 영화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초능력’ 하나가 생긴다면?

김초희 감독: 시나리오대로 다 찍혀서 크랭크업 날로 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지숙 감독: 편집실에 가서 버릴지 안 버릴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현경 감독: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어서 제가 찍고 싶은 만큼 다 찍었으면 좋겠어요.

박소원 감독: 투명 인간이 되는 초능력이요. 창피하거나 멘탈이 깨졌을 때 사라지고 싶어요.

곽재혁 감독: 다른 이들을 마인드 컨트롤하는 능력이요. ‘너는 지금 불만이 없다’, ‘내 말에 따른다’ 이렇게요.


  


Q.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협업하거나 소통할 때 어려운 것이 있었다면요?

강지숙 감독: 기술 스태프분들과 협업할 때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부분들이 있고, 제가 가진 능력치를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현경 감독: 제가 만든 영화가 성과가 없으면 주변 눈치를 보게 돼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다 보니까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죠.

박소원 감독: 배우분들 연기 디렉팅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분이 영화 중간에 사주를 설명하시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전에 사주 강의를 해드렸어요.

근데 배우분이 따로 종교가 있으셔서 서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곽재혁 감독: 제작부와 소통할 때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15분 안에 끝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조여 오실 때, 더 찍고 싶은데 소통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민규동 감독: 마지막 질문 던져볼게요. 제6회 충무로영화제의 슬로건이 ‘감독의 놀이터’인데,

영화를 만들지 않을 때 영화감독들이 다른 놀이터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윤단비 감독: 저의 오래전부터의 고민이었는데.

드라마나 영화, 책을 보면 어쨌든 나중에 창작을 위한 밑거름이 되잖아요.

그런데 상담하시는 선생님이 자기 전에 책, 드라마 절대 보지 마시고 사자성어를 따라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단순하게 하라고요. 저한테는 영화가 놀이는 아닌 것 같아요. 

김초희 감독: 저는 영화를 안 하면 연애를 하겠습니다.

저는 영화 때문에 안 한 것은 연애밖에 없어서, 사랑을 하겠습니다.

임선애 감독: 저는 8살 아이가 있기 때문에 영화를 안 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매여 있을 것 같아요.

육아라는 게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아이로부터 떨어지는 게 저에게는 놀이인데, 영화가 아니라면 호캉스를 가고 싶어요.


  


이로써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의 대단원이 ‘환장 토-크’와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함께 하신 여러분, 모두 어떠셨나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방향으로 관객분들께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신개념 영화제였고,

또 코로나로 인해 긴 시간 힘들었을 감독님들께도 위로와 응원이 되는 시간이지 않았나 합니다.

앞으로도 충무로영화제를 통해 다양하고 멋진 작품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하며,

내년에는 더 크고 성대한 제7회 충무로영화제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충무로미 안예랑, 이수현

사진

충무로미 이현지, 네이버TV 중계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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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5'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11.07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심사표 공개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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