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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8-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새해전야'

2021.10.30


DAY 8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새해전야'

게스트 홍지영 감독 X 모더레이터 박현진 감독



2021년 10월 29일,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이 8일째의 막을 올렸다.

벌써 12회까지 진행된 ‘쌀롱 드 씨네마: 감독에게 묻다’에서는 영화 <새해전야>에 대한 토크가 진행되었다.

<새해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과 그의 환상의 짝꿍 최임 미술감독도 함께 했으며, 모더레이터 석에는 박현진 감독이 자리했다.

홍지영 감독의 전작인 <좋아해요>도 <새해전야>와 같은 멀티 플롯 필름의 형식을 띄고 있어,

박현진 감독은 내내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들을 던지며 현장의 생기를 돋우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게스트들의 기억 속 교집합이었던 ‘아르헨티나’로부터 대화는 시작되었다.



박현진 감독: 아르헨티나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요.

홍지영 감독: 아르헨티나 촬영에서 미술감독님과의 특별한 일화가 있어요.

감독님은 평소에도 정말 꼼꼼하고, 성실한 사람이란 걸 느낀 게, 미술감독님이 들어오실 수 없는 회의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회의 내용도 어떻게 아시고 저한테 그 회의 내용에 더불어 제안을 하시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회의에 연출부 미술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회의를 녹음해뒀다가, 그걸 항상 듣고, 디벨롭 할 수 있는 부분을 저에게 말씀해 주시는 거였죠.

‘제 숨소리 하나까지 다 듣고 기억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반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서 하필 첫 촬영이 되었고…

저는 4, 50회나 되는 영화 촬영 안에서 첫 10회까지 촬영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첫 촬영들이 감독에게는 정말 부담이 돼요.

왜냐하면 처음 함께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니까, 어떤 변수들이 있을지 모르거든요.

심지어 한 번도 가보지도 못한 아르헨티나에서 첫 촬영이 있다는 게 정말 큰 부담이 되었죠.

언젠가는 영화 안에서 제일 중요한 헬멧 소품이 있는데, 그 소품을 아르헨티나 소품팀이 잃어버린 거예요.

그런데 이미 앞에서 찍은 씬들이 있고, 헬멧 없이는 오토바이를 탈 수 없으니 촬영이 어려운, 황당한 상황이 된 거죠.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저희 미술감독님과 아트디렉터 분이 구글맵을 다 뒤져서

열려 있는 헬멧 가게를 싹 다 가보시고 가장 비슷한 헬멧을 구해오셨어요.

정말 생면부지의 낯선 그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그 헬멧을 구해오셨더라고요.

컬러는 조금 달랐지만, “그 부분은 편집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하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감독님 어깨를 주물러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최임 미술감독: 맞아요.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떨리는 기분이 드네요. 정말 많은 거리를 달렸던 기억이 나고,

아르헨티나 스태프분들과 한국 스태프분들의 작업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는 것도 느꼈던 하루였죠.

아르헨티나 스태프들은 여유롭고 느긋하게 일을 하는 와중에 한국 스태프들은 빠릿하게 일을 진행하더라고요.

안 좋은 기억이었기에 덮어둬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 현장의 공기, 감독님의 당황한 눈빛 등이 기억나네요. 재밌었습니다. (웃음)

지금은 미화되어 재밌었던 해프닝으로 기억되네요.


박현진 감독: [관객 질문] 해외 촬영지를 아르헨티나로 고른 이유가 있을까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도 이과수 폭포를 고른 이유가 있을까요?

홍지영 감독: 영화 속 이윤석 배우의 역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순간 자신이 있는 곳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 가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아메리카로 가는데 비행기 시간만 24시간이 넘게 걸려요.

그래서 그 길고 긴 시간 동안 모든 인연을 끊어버리는 착안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또 남아메리카 하면, 저는 축구 그리고 이과수 폭포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 공간이 캐릭터들의 대나무숲이 되어주면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관람객들로 가득 차서 그 폭포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는데,

촬영 날에는 이야기가 잘 되어서 그날의 가장 첫 번째 촬영으로 이과수를 찍을 수 있게 되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정말 귀하고 아름다웠어요.

압도되더라고요. 영화 이상의 후련함을 주는 시원한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박현진 감독: 제일 좋아하는 커플과 장면이 무엇인가요?

홍지영 감독: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그런데 감독에게는 이 질문이 가장 난감하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그런 질문이죠. (웃음)

어떤 면에서, 가장 어려운 커플은 김강우, 유인나 씨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연기에 대해서 굉장히 어른스러운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미술감독님과 공간과 놀이에 대해 이야기한 게, 도자기를 만드는 건 쉽지만 만든 걸 깨서 다시 붙이는 건 어렵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 사실 행복하지 않고, 행복하고 싶어 하는데 상처들이 있고,

그런 것들을 조금 솔직하고 토로하는 이야기를 그 커플에게 담아내고 싶었어요.

유인나 씨가 영화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에서,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최임 미술감독: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 갔던 곳이 이천에 있는 도자기 공방이었어요.

굉장히 광활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판타지 같은, 제가 이해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부분들과 맞물렸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 장소를 다시 봤어요.

유인나 배우님과 김강우 배우님이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이 장소에서 풀어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들의 상황에 잘 맞는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박현진 감독: 그렇다면 감독님께서 가장 애정 하는 장면은? 

홍지영 감독: 저는 늦은 밤 카페에서 번역기를 틀어 놓고 대화하는 용미와 야오린의 장면을 좋아해요.

소통이 안되는 두 사람이지만, 언어를 넘어서서 무언가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 장면이 정말 좋더라고요.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도 그 장면이 정말 좋았어요. 


박현진 감독: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은 어떠신가요.

홍지영 감독: 저는 촬영하는 게 제일 좋아요. 찍고 있는 그 순간이 제일 좋아요. 뭔가를 만들고 있는 게 좋은 거죠.

그런 프로덕션 단계 다음으로 완성된 걸 보는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부분이 프리 프로덕션입니다.

시나리오 쓰는 과정, 영화가 아닌 것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 과정이 너무 길고, 힘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 감독의 역할이라는 게 기획부터 촬영, 완성까지를 다 맡아 해야 하는 구조다 보니까 그렇죠.

그래도 이번 영화인 <새해전야>에서는 전작의 도움을 많이 받아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 같아요.

누군가가 이야기를 제안해 줬으면 하는 순간도 있고, 그럴 때마다 저는 제 안을 들여다보죠.

제 안에서 시작될 수 있는 이야기와 욕망을 요. 그래서 이야기해 보는 건데, 저는 다음 영화로 공포영화를 찍고 싶어요!

그리고 또 저의 스타일 중 하나는 예를 들어 영화가 48회차 촬영이다, 하면

그 빠듯한 예산과 시간 속에서도 고퀄리티 영상과 촬영 회차를 언제나 지킨다 하는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물론 촬영이 끝나고 나면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회차는 맞춰서 찍으려고 하고,

그게 일종의 제 셀링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특히 아르헨티나 촬영 때는 이곳은 다시는 올 수 없는 곳이다 보니까 모든 것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잠도 잘 못 자고 그랬어요.


박현진 감독: 멀티 플롯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홍지영 감독: 처음에는 전야 시리즈로 이 영화를 시작하지는 않았고, 그저 러브 스토리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새해를 맞이하는 네 커플, 전야 시리즈로 바꿔 탄생한 거죠. 새해 1주일 전 새해를 맞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고충을 엮어서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

공통된 감정은 사랑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외로움’입니다. 우리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인 거죠.

전 작인 <결혼전야>는 쉽게 여러 인물을 엮을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 부분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전야 시리즈만 두 편을 찍었는데, 이번 <새해전야>가 코로나 때문에 녹록지가 않아서, 조금 고민이 되네요.

그럼에도 멀티 플롯 영화는 매력을 잊을 수 없는 형식이라, 아마 다시 돌아올 것 같아요.

<졸업전야>로, 졸업식을 다루는 멀티 플롯 영화를 언젠간 찍어보고 싶네요.



이번 <감감묻: 새해전야>는 <새해전야> 속 캐릭터들과 공간에 대해 흥미로운 대화를 들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 중에는 최수영 배우의 첫 영화 도전에 대한 홍지영 감독의 생각과

출연진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여 관객들을 고양시켰다.

어느새 ‘감감묻’이 마지막 시간에 가까워지는 것에 아쉬움을 내비치며, 홍지영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충무로영화제에 초빙될 때, 유치원 아이들에게 ‘영화감독’을 어떻게 설명해 줄 것인지 묻는 질문이 있었어요.

저는 그 질문에, 영화감독은 ‘재미있는 똥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대답했어요.

앞으로도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를 찍는 감독으로 여러분들께 찾아오겠습니다.”

-홍지영 감독-


취재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더 관람하고자 한다면, 네이버TV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채널에서 확인해 보자.



충무로미 권현수

사진

충무로미 강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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