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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7-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소리도 없이'

2021.10.29


DAY7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소리도 없이'

게스트 홍의정 감독 X 모더레이터 봉준호 감독



2021년 10월 28일,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DAY7.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에서는 홍의정 감독의 장편 영화 <소리도 없이>를 주제로 대화가 진행됐다.

모더레이터로 봉준호 감독이 참여하였으며, 현재 미국에 있는 홍의정 감독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과 <소리도 없이>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감독과 감독으로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봉준호 감독: 색채에 관해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영화들이 많은데, <소리도 없이>는 그러지 않았거든요.

컬러의 향연이었습니다. 한국 시골의 리얼리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화의 컬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에서 벌어지는 행동과 사건은 폭력적이잖아요.

그 위를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수놓고 있는데, 설계를 하신 건가요?

홍의정 감독: 그 부분을 흥미롭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영화를 만들 때 두 가지 판단을 동시에 가지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사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표현되는 것들이 이런 식일 때 우리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 같이 한 번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저 자신을 속이려 했던 거죠. 미술감독님과 촬영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도 할 수 있는 한 파스텔을 쓰자고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닭집으로 넘어가면 더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납니다.

그곳에서 인물들이 모여서 얘기를 할 때 가관이거든요.

마치 너무나 정상적이고 아름다운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들리고요.

그런 태연한 연기 톤들이나 대사, 이런 것들을 배우님들이 능청스럽게 잘 소화를 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정리하는데 있어서 많은 수고와 반복적인 리딩, 연습을 거친 건가요?

아니면 배우님들이 본능적으로 그 주파수 속으로 들어온 건지 궁금합니다.

홍의정 감독: 배우님들이 그 주파수 속으로 들어와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화들이 일상적이고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표현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톤을 그런 식으로 잡아가고 싶어 하는 걸 아시는 배우분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연구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 촬영 때 대사를 많이 바꾼다는 얘기를 들었었거든요.

현장에서도 제가 대사 지문이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대사를 최대한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만드는 쪽으로 부탁을 드렸어요.

몇몇 단어는 꼭 들어가야 하지만 편하게 바꾸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몇몇 배우님들은 시나리오에 맞춰서 톤을 잘 살려주시고, 몇몇 배우님들은 부족하다고 느껴지시면 직접 가져오신 경우도 많았습니다.


 


봉준호 감독: 어쩔 수 없이 주제나 스토리를 직면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

선과 악에 대해 스스로도 무서울 수 있는 관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닭집 부부라든가, 유재명 배우님의 캐릭터라든가.

여러 가지 굴곡과 스토리, 세파를 거쳐서 선과 악 구분 자체가 희미해져버린 어른들이 나오지만,

그 이전에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빨리 선과 악의 경계를 지울 수 있다, 태연해질 수 있다,

인간은 사실 원래 이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홍의정 감독: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애정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필요한 많은 것들이 미디어와 같은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어린이라고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내전이 있는 어떤 지역 아이들이 불발된 폭탄을 가지고 노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그게 폭탄인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과 악이랑은 다르지만 빠른 적응력과 더불어 그게 일상이 되는 순간에서는

저는 생존 아래에서만 선과 악은 자기 기준에서 생기지, 절대적 기준의 선과 악이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 극중 육체적인 일은 유아인 배우님이 더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유아인 배우님의 스킨톤이 잘 묘사된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들도 본인 스스로 연출해낸 거겠죠?

체중도 불리셨고, 두툼해진 눈두덩이, 아랫입술이 튀어나온 표정이나 그런 표정의 풍부함과

신체적 표현력이 대단해서 유아인 캐릭터가 대사가 없다는 걸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매 순간 장면마다 풍부하게 표현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런 모든 것들은 처음에 어떻게 작전 설계를 하셨을까요?

홍의정 감독: 처음에 설계 자체는 당연히 배우님과 대화를 나누며 만들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유아인 배우님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았습니다.

성인의 외형임에도 소년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랐거든요.

유아인 배우님이 소년미를 가지고 있는 배우님이라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유아인 배우님이 운동을 많이 하셔서 특수부대 군인 같은 모습이셨거든요.

원래 바랬던 모습은 살도 빼고 머리도 덥수룩해서 눈도 좀 가린 모습이었습니다.

유아인 배우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도 배우님이 캐릭터가 노동을 하니까

살이 좀 더 찌고 머리도 대충 밀고 이런 캐릭터가 어떻겠냐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처음엔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1~2주 있다가 살을 빼서 오셨는데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아름다운 유아인 배우님이 되어 있으셨어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제가 놀랐던 처음의 모습으로 다시 체중을 증량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었습니다.

살도 조금 더 태워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을 때도 흔쾌히 태워서 오셨습니다.

상의를 하면서 배우님이 먼저 노동을 하는 캐릭터니까

몸이 예쁘게 커지면 안 되고 두툼하고 투박한 느낌으로 키우는 게 좋겠다고 의견도 주셨고요.

배우임과 동시에 스타셔서 외모에 대한 걱정을 하실 것 같았는데, 최대한 이용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입술이 나오고 표정 같은 건 배우님이 스스로 하신 거고요.


봉준호 감독: 제일 처음 얘기했던 컬러도 활기 있게 표현되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한국 시골도 저렇게 알록달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골에 가면 실제로 알록달록한 색들이 많으니까.

홍의정 감독님은 리얼리즘에 집착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장르를 전복하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구나 느꼈습니다.

그런 뻔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과 영화를 옭아매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자신만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 감독님의 스타일이 있구나, 몇 편의 단편과 하나의 장편을 만들었지만 이미 스타일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소리도 없이>가 팬데믹 기간에 개봉했지만 준수한 흥행을 했고 상도 많이 받았잖아요.

많은 제안들이 왔을 것 같아요. 즐거운 고민과 혼란이 있으셨을 텐데, 두 번째 영화가 특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마음의 결심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홍의정 감독: 혼란스러운 제안을 많이 받았다기에는 제가 단순한 사람이라서

제가 쓰고 있는 것, 썼던 것들이 있는데 그걸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입장인 것 같아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영화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완성이 된다고 꼭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열심히 써서 두 번째 영화를 만들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취재에 다 담지 못한 질문과 대답들을 통해

두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감독으로서 겪는 여러 감정과 고충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소리도 없이>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와 두 감독들의 밀도 높은 대화를 더욱 자세히 듣고 싶다면

네이버TV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무로미 박영수

사진

네이버TV 중계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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