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커뮤니티

영화제 이모저모

[취재] DAY4-영화관에서 '큐레이션7: 한준희 감독'

2021.10.26


DAY4

영화관에서 '큐레이션7: 한준희 감독'



청명한 가을 하늘에 햇볕도 따뜻했던 25일, 제6회 충무로영화제 단편감독주간 ‘8인의 큐레이션’ 마지막 날의 막이 올랐다.

두 편의 GV 포함 큐레이션 중 <큐레이션7: 한준희>에서는

최근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은 한준희 감독이 꼽은 4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되었다.

7번째 큐레이션인 한준희 감독 섹션의 부제는 ‘영화관에서’로, 꼭 깜깜한 영화관 의자에 앉아 보고 싶은 작품들로 꾸려졌다.

그의 말대로 4편의 영화들은 극장 안의 관객들을 울리고, 놀라게 하고, 분노하게 했으며, 따뜻하고 행복하게 웃겨주었다.



1. 조지아

제이 박


 

 

가장 첫 순서로 상영된 영화는 제이 박 감독의 <조지아>였다.

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영화관에는 훌쩍이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모두 한마음으로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경찰이 집단 성폭행으로 자살한 딸 ‘진아’의 사건 재조사를 거부하자

시위를 위해 부모가 직접 현수막을 디자인하는 이야기다.

디자인 동아리 부원이었던 ‘진아’는 생전 영문 폰트인 Georgia를 한글로 표현하는 폰트를 작업하고 있었고

부모는 그 폰트로 현수막을 제작하기 위해 애쓴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첨예한 주제로 이야기를 폭력적이지 않게 풀어나간 감독의 연출 또한 뛰어났다.

이 날 상영관에는 주연 배우 이채경 배우와 이양희 배우가 직접 방문해 함께 영화를 감상하기도 했다.

사건은 점점 잊히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여전히 누군가는 당신들을 마음에 새기고 함께 싸우고 있음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2. 목화토금수

박소원

 

 


다음으로는 박소원 감독의 <목화토금수>가 상영되었다. 이번 큐레이션 중 유일한 장르물로,

사주를 믿지 않는 주인공 ‘강휘’가 고등학교 삼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점쟁이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사주의 오행을 이르는 용어를 제목으로 한 만큼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강휘’와 점쟁이가 된 ‘도은’이 사주라는 소재로 다시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극 후반부를 달릴수록 반전되는 분위기와 소위 말하는 ‘갑툭튀’ 장면으로 극장 안의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사주 풀이를 하는 ‘도은’은 결말에서 자신이 예견한 운명을 맞닥뜨린다.

그러나 그 또한 그의 선택이며, 결국 운명은 모든 순간의 선택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3. 나의방

이자민


 


이자민 감독의 <나의방>은 병든 아버지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집도,

방도 없는 ‘영신’이 키스방에서 일하면서 훔친 손님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전개되는 작품이다.

‘영신’은 가진 게 없는 인물이지만 유서를 본 이상 훔친 돈은 쓸 수 없다고 생각해 돈을 돌려주려고 한다.

그러나 돈의 주인은 이미 사망했고 대신 장례식장에 가서 조의금으로 그 돈을 내는데,

손님의 딸인 ‘지은’은 그 돈과 유서가 자신의 아버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 작품은 최근 성공적으로 종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왕지원 역을 맡았던 박예영 배우의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그녀가 돈이 아닌 죽음을 훔쳤다고 생각했을 때 느낀 양심의 가책은 조금의 면죄부가 주어지자 바로 다시 악한 빛으로 물든다.

나락까지 떨어진 주인공의 상황에서 불가피한 욕망과 또 어느샌가 그녀를 살게 만드는 햇빛.

‘영신’이 여전히 어디선가 살아 숨 쉬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4. 드라이빙 스쿨

유수진


 

 

마지막으로 유수진 감독의 <드라이빙 스쿨>은 1종 면허 도로 주행 7수에 빛나는

주인공 ‘선’이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주 따뜻한 코미디이다.

영화 내내 관객들은 안타까운 공감의 탄식과 함께 웃고, 또 웃었다.

‘선’은 영화학과 학생으로 평소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에 함께하고자 연출부에 지원했는데 그 필수 조건이 1종 보통 면허였다.

사실 그녀는 운전에 소질이 없지만, 운전면허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보험을 들기로 한 당일까지 도로 주행 재시험을 치른다.

주인공 ‘선’과 같이 시험을 치르는 영화광 고등학생과 강사와 함께 트럭에 오른 그녀.

이 영화는 유수진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마음을 주인공을 통해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정수라의 ‘환희’보다 이 작품에 어울리는 엔딩 곡은 없을 것이다.

잘하진 못해도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은 한없이 가라앉는 힘든 상황이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힘과 용기를 준다.

오죽하면 그녀의 이름이 ‘최 선’일까.

 

 


한준희 감독: [공통질문] 작품들의 기획의도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소원 감독: 사주가 중요한 요소로 들어간 영화이지만, 사주가 맞고 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그 믿는 것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유수진 감독: 제가 졸업 후 영화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꺼내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화입니다.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꼭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영화를 보시는 분들께서도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자민 감독: ‘길을 가다가 취객의 돈을 훔쳤는데 거기서 유서를 발견한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누군가의 돈이 아닌 죽음을 훔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마지막 순간에서 주인공이 가장 힘든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양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제이 박 감독: 뉴스에서 ‘제3의 밀양사건’이라는 타이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분노했던 사건이 부패한 시스템으로 인해 점점 무감각 해져가는 모습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영화의 소재가 참신하지 않은 소재이기에 차이를 두고 중점을 두려고 했던 부분은 가해자가 아닌 사건 이후 2차 피해를 받는 피해자의 가족들이었습니다.

 

한준희 감독: <나의방>, 상갓집에서 돈을 훔쳤던 사람의 딸과 마주치고

후에 딸에게 보였던 주인공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이 장면을 연출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자민 감독: 그 장면에서 장례식에 간 행위는 선의에 가까운 행위였지만,

그 이후의 행동은 그렇지 않기에 갑자기 바뀌는 주인공의 모습에 개연성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주인공이 처한 극한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준희 감독: <드라이빙 스쿨>, 따뜻한 코미디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데 원래 코미디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또한 코믹한 장면을 찍을 때 계산하는 부분들은 무엇이 있나요?

유수진 감독: 제가 쓸 수 있는 글이 이러한 종류의 코미디 글인 것 같습니다.

코미디는 반복과 강조의 장르이기에 선이와 남자친구의 대화에서 그 부분을 중점으로 뒀고,

배우분들께서 툭툭 던지는 톤의 연기를 해 주셔서 텍스트로는 딱딱할 수 있는 대사들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한준희 감독: <목화토금수>,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하여 중간에 갑자기 비트는 장면이 있는데 글을 쓸 때부터 계획된 반전인가요?

박소원 감독: 계획적으로 쓴 시나리오보다는 ‘말로 인해 사람의 인생이 어그러진 영화를 써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여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는데, 쓰다 보니 중간에 자연스럽게 장르가 변하게 되었고, 이러한 흐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정 없이 그대로 쓴 작품입니다. 


한준희 감독: <조지아>에서 불편할 수 있는 사건을 다루며 어떠한 사람도 대상화하거나 전시하지 않는

감독님의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쓰실 때 계획된 부분이 있었나요?

제이 박 감독: 중요한 것은 가해자를 표현할 때, 보통은 일차원적으로 표현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로 그 사람을 미워하려면, 3차원적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악당을 이해하고 인간으로서 표현한 후 비난하기 위해 가장 3차원적으로 악당을 표현하자는 태도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주인공들을 사랑해 주고 싶었고, 그들에게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내용은 ‘현실주의’이지만 카메라 등 타 요소들은 ‘형식주의’로 찍어 영화의 보이는 결말과 달리 마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여지고 싶었습니다.



25일 진행된 <큐레이션7: 한준희> GV는 관객들의 참여와 한준희 감독의 다양한 질문들로

네 편의 영화감독들이 갖고 있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다.

‘영화관에서’는 OTT 플랫폼의 흥행과 같은 시대의 변화로 인해

극장의 존재 이유를 묻게 되는 이 시점에

한준희 감독이 직접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작품들을 선별하여 고른 영화들이다.

어디서든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OTT 플랫폼도 물론 장점이 많지만,

각각의 매력이 명확히 드러난 네 편의 작품들을 극장에서 즐기며 받은 희로애락이

극장의 존재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극장이기에 느낄 수 있었던 감흥들이

여전히 극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충무로미 박나현, 서정민

사진

영화 스틸, 충무로미 김다영




공지사항

2023.03.15그동안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안내드립니...

2022.11.15'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11.07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심사표 공개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

2022.11.04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수상작 안...

2022.10.302022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THE CMR Awards '생중계' ...

상영작 검색

충무로영화제
소식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