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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DAY3-그들도 우리처럼 '큐레이션2: 김한결 감독'

2021.10.25


DAY3

그들도 우리처럼 '큐레이션2: 김한결 감독'



제6회 충무로영화제 단편감독주간인 24일,

‘8인의 큐레이션’ 김한결 감독이 선정한 다섯 편의 단편영화와 GV가 스크린에 올랐다. 

<큐레이션2: 김한결>은 ‘그들도 우리처럼’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진행되었다. 

GV에서는 <전기기능사>의 송원준 감독, <딩크족>의 김승민 감독, <돌림총>의 이상민 감독,

<유즈레스 스토리즈2>의 노풀잎, 최보규 감독이 함께 영화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관객들과는 오픈 채팅방을 통해 비대면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GV는 영화가 끝난 후 상영관에서 스크린 상영됨과 동시에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채널을 통해 네이버TV로 송출되었다.



정하린 감독: [공통 질문] 김한결 감독님께서 '그들도 우리처럼'이라는 부제목을 이 섹션의 영화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글로 선택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소개된 단편영화들에 지금과 같은 제목이 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상민 감독: ‘돌림총’이라는 동작 하나에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핵심소재이자 장면이기에 <돌림총>이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김승민 감독: <딩크족>이라는 제목은 매우 은유적이지만 직설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해요.

딩크족 부부의 결론을 나타내고 있는 제목이랄까? 영화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해서 딩크족이 되었는지를 은유적, 직설적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노풀잎 감독: 1편을 제작할 당시에 매우 자신감이 낮은 상태였고, 힘들었어요.
그래서 작품을 제작하면서도 만들 이유가 없는 것 같고, 무기력했죠. 그래서 '쓸모없는 이야기'라는 제목을 지은 것 같아요.

송원준 감독: <전기기능사>라... 정말 투박한 제목이죠? 이 이야기는 제가 기말시험을 준비하며 직접 겪었던 일을 담고 있어요.

실업계 공고에 다니는 아이들의 시험 전과 후를 비교하고 대비해 주고자 하는 마음에 이러한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정하린 감독: [공통 질문]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상민 감독: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경험했던 '의장대'를 다룬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어요.

<위플래쉬>라는 영화에서 교수가 라이벌을 데리고 오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이를 라이벌 입장에서 전개하면 참 재밌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승민 감독: 어느 날, 뉴스에서 아파트 청약 부정 당첨 사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건을 보며 허술하게 법의 허들을 넘을 수 있는 경우들이 있고, 이것 이 큰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러한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진 고민들을 담은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최보규 감독: 지금 상황이 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직장을 다니면서 인터넷 저작권이 없는 소스를 이용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해서... 만들었습니다! (웃음) 

송원준 감독:  전기 기능사 자격증 시험을 공부해 본 저의 경험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공고 시절 전기기능사 시험 때 있었던 일들을 각색해서 담은 영화이죠.


정하린 감독: [공통 질문] 그렇다면 배우님들과는 어떤 인연으로 같이 작품을 하게 되셨는지, 스토리를 알고 싶습니다.

이상민 감독: 현규 배역을 맡으신 엄준기 배우님은 옛날에 동기가 영화를 찍었을 때, 메인 배우를 맡으셔서 그때부터 알고 지냈었습니다.

그러다 <돌림총> 대본 리딩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잘 어울리셔서 바로 부탁 드렸죠.

김상흔 배우님은 필름메이커스를 통해 의장대 출신 배우분을 찾으며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승민 감독: <딩크족>은 알던 배우분들은 한 분도 안 계셔요. 모두 인스타, 이메일로 연락을 드렸죠.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모두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시나리오를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송원준 감독: 주종혁 배우님을 처음 선배의 작품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다 잠시 나갔을 때, 담배를 피우시며 고뇌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때 그 기억이 인상 깊었는지, 캐스팅할 때도 자꾸 그 장면이 생각이 나서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정하린 감독: 애니메이션 더빙을 모두 두 감독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외계어까지도 완벽 소화를 하셨는데요. 이러한 외계어는 어떤 기준으로 연기하신 건가요?

노풀잎, 최보규 감독: 더빙을 외계어로 못 알아듣게 한 것은, 더빙 때 연기를 못해도 가려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한 정말 '아무 말'이라 외계어 기준은 딱히 없어요. 모든 대사는 저희가 녹음을 하고,

음성 프로그램으로 믹싱을 한 것이랍니다.

더 우화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실제 존재하는 언어가 아닌 가짜 언어로 진행을 하자고 이야기했어요.

다른 모델이 되는 언어는 정해두지 않았고요.


정하린 감독: [공통 질문] 작품에서 관객들이 인상 깊게 봤으면 하는, 가장 공들인 부분은 어디일까요? 

송원준 감독: 전기기능사 시험 장면을 찍을 때, 전기기능사 시험 시스템을 이해해 주는 분들이 아무도 팀에 안 계셨어요.

그래서 시험에 쓰이는 합판과 같은 재료들을 제가 직접 만들고 박았답니다.

가장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노풀잎, 최보규 감독: 저는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3D 툴을 처음 다뤄봐서,

3D 작업물을 배우며 만드는 데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또, 애프터 이펙트를 이용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들어가는 모션들을 정말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제작 기간은 4개월 동안 짬 내서 만들다 보니 느슨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승민 감독: 특정 장면에 공을 들였다기보다는, 각각 캐릭터들과 특징에 더 공을 들인 것 같아요.

이해 가고 공감이 가는 캐릭터를 위해 그 서사를 쌓아가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이상민 감독: 단체로 총을 돌리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을 배우분들께서 정말 열심히 연습해 주셨어요.

그리고 총이 던져지는 부분이 CG인 줄 아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CG는 쓰지 않았고, 카메라를 아래에 두고 총을 여러 번 던져서 얻은 결과물이랍니다.

배우분들을 시키면 조금 위험해서 감독인 제가 계속 총을 던지고 받았어요.

촬영 막바지에는 총 스무 개 중에 6개만 남고 다 부서졌더라고요.


정하린 감독: 이상민 감독님께 질문드립니다. 공진우는 현규에게 왜 이렇게 적대적인 태도를 가지나요? 

이상민 감독: 저는 사람이 사람을 싫어할 때, 이유 없이 그냥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우와 현규의 경우가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을 파보자면, 진우는 의장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데,

현규를 향해 '네가 감히 끼어드려고 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못되게 군 게 아닌가 싶어요. 


정하린 감독: 김승민 감독님, <딩크족>의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대사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김승민 감독: 그냥 대사는 제가 생각대로 쓴 것인데, 배우분들이 참 표현을 잘해주신 것 같습니다.

세밀한 대사톤이나 표정 연기 모두 배우분들이 잘 준비해 주신 덕에 들은 칭찬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의상이나 헤어, 소품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정하린 감독: 브로커 역할은 수수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는데 매번 의상이 화려하게 바뀌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승민 감독: 저는 브로커가 뱀처럼 부부를 유혹한다는 느낌으로 가길 바랐고,

총 네 번의 등장 씬마다 그에 맞게 헤어와 의상을 배우님들이 준비해 주셨습니다.


정하린 감독: 애니메이션에 사용된 몽타주들의 출처는 어디고 의미는 무엇일까요?

노풀잎, 최보규 감독: 일단 8mm 데크로 나타난 실제 사진들은 제 어릴 적 사진입니다.

그 의미로는 '과연 데이터로 업로드된 인간도 인간일까?'하는 의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풀고 싶었어요.

육체가 있었을 때는 충만하고 행복하다가 프로그램 속에서는 그 부질없음을 깨닫고 다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죠.

(이 부분에서 필자는 김초엽 작가의 『관내분실』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정하린 감독: 영화 내에서 실기시험 중 다른 친구에게 힌트를 주는 선생님을 보았을 때,

현우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질투? 자괴감? 

송원준 감독: 아마 불의에 대한 감정, 자괴감, 질투를 넘어서 엄청난 분노였을 거예요.

그 순간이 바로 선생님과 종범이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는 순간이랍니다.

또 엔딩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현우가 종례 시간에 한 말이 결국 무엇이었는지가 안 나와서 인 듯해요.

현우는 결국 대답하지 못하고 굴복하게 됩니다.

이후 종범이에게 편승을 해서 같은 회사에 가게 된 것을 종범이와 같은 명찰을 달고 있는 현우의 모습에서 볼 수 있죠.

여기서 종범이 명찰을 인서트 샷으로 두 번 보여줬는데, 소품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더 영화를 흥미롭게 만든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마법 같은 거죠! 


정하린 감독: <딩크족>에서 아이들의 환영은 왜 두 명이고 왜 남자에게만 환영이 보이는 것일까요? 

김승민 감독: 부부의 바람 때문에 아이는 한 명이 아니고 두 명이라는 설정입니다.

만약 아이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면 완벽했을 것이라는 소망이요.

그리고 부부가 이사 가고 남은 집에는 아이들이 창문을 열어보며 남아 있게 됩니다. 그 옛집은 아이들이 남아 있는 자궁이죠.

(영화 중에 등장한 "아이를 유산하는 건, 내 몸이 애들의 무덤이 되는 거라고."라는 대사와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왜 남편에게만 이런 환영이 보이는 연출을 했냐면, 아내는 아이를 임신한 주체이고,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으나,

남자는 간접적으로 관계를 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의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려고 그런 것이랍니다. 


정하린 감독: ‘쓸데없는 이야기들’이라는 뜻은 붙인 건 1편 때였는데, 그렇다면 2는 어떨까요?

저는 조금 반어적으로 느껴졌는데요. 특히 택시 기사가 이야기 값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노풀잎, 최보규 감독: 아무래도 제목을 먼저 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었다 보니까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통해 저희는 겉으로 보기에는 쓸모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꿈과 소망을 가지는 의미가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반어적인 의미도 담겨 있고요.


정하린 감독: 다른 감독님들도 <유즈레스 스토리즈2>처럼 결국 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이었나요?

이상민 감독: <돌림총>은 딱 답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경쟁을 시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차별에서 인물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안 시켜주지 않습니까?"라는 대사에는 현규가 '이렇게까지'하는 이유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요.

계속 차별을 당하니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오기가 생긴 거죠.

마지막에 무게중심을 나간 총을 던져서, 결국 돌아가게 만든 것도 이러한 현규의 증명 욕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날 GV에서는 영화 내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재로 심도 있는 토크를 진행하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묘미를 제공했다.


현실의 거울과 같은 영화 속의, 오늘 방금 평평한 스크린 저 너머로 처음 조우한 그 인물들이 우리는 퍽 안쓰럽다.

영화 속 인물이 눈물을 흘리지 못할 때,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난 파도는 그들을 위해 대신 눈물방울들을 내어주기도 한다.


'그들도 우리처럼', 분노하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때로는 따듯한 손길 하나에 반짝이는 희망을 품는 사람들이란 것에서 우리는 깊숙이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섹션 2는 우리가 세상으로 나누는 따듯함인, 공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 세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속에서 인간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그들의 행동과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통해 스크린 너머의 우리에게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넌 해도 안 될 거라는 무시와 폭언에 생겨나는 오기,

나만 없는 것 같은 아파트,

녹초가 되어 탄 택시에서 자꾸만 말을 거는 택시 기사,

옳은 것보다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집단 속에서의 타협.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순간과 감정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유려하게 풀어낸 작품들입니다.”

-김한결 감독-


공감의 힘, 그를 통해 감독이 포착해낸 사회적 문제들에 우리 또한 날카로운 시선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가 가진 동력을 보여주는 가치 있는 섹션이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충무로미 권현수

사진

충무로미 강예진,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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